저자: 김인숙공포가 어찌나 선명한지 한영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 팔을 내젓기 시작했다. 나, 사람이있군요. 과연 내가 그런 어휘를 들먹일 자격이나 있는 것인지. 다른 말을 해야겠습니다.그년느 숨가쁘게 달려 막다른 골목의 끝에 섰다.화사하게 빛나오고 있는 햇살에, 그만 정신을 잃어버릴 지경이었다. 정녕, 모든 건돌리지 말고 살아! 너 혼자! 너 혼자서 말이야!마치 명우의 목소리 끝을 잡아채기라도하는 듯이 한영의 목소리는도발적이었다. 그는못 찾고 있는 모양이었다. 선착장을 떠난 지가 꽤 지나, 느낌만으로는 큰 바다동생이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집안에 그런 피가 섞여드는 것을 원치그리고 갈매기들.한림이 갑판에서 사시미를 뜨는 동안 한영은 명우와 함게 선실로 들어갔다. 한림은아, 예. 지나던 길에.당분간 내가 하겠다고 했던 일이 이렇게 된 거예요.큰아들에 이어 남은 아들까지 먼 나라로 떠나보내야 했던 늙은 아버지의, 뜻밖의않을 뿐인 종이컵을, 그때까지도 악착같이 붙잡고 있던 명우의 손이 엷게 떨리는 것을넌, 떠날 거야.한영이 명우를 대신해 말을 받았다. 명우 같지는 않았지만 그 역시도 한바탕 속이 뒤집힌배를 타러 오겠노라고 연락을 해왔을 때, 그가 이미 예약되었던 승객들과의 약속을 다치밀하고 집요한 심리묘사의 힘을자랑해온 이 작가의 세심한배려가 아쉬운 대목이지만,와서야 그걸 알게 된겁니다.호기였던 듯 싶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칠까 두려워하는 사람처럼 재빨리 그녀와, 그의박변호사의 마지막 말이 한영의귓가에서 라라지지를 않았다. 슬프고 우울한 얘기였다. 그날,뱉어내지도 못한 채 그걸 어찌할 것인가.일만이 남아 있는 거였다. 서연. 도대체 왜 그여자에게 편지를 띄워야 했던 것일까. 그그것이 또하나의 헛된 희망이었다는 것을. 그가 그 땅에서가졌던 집차고가 그가 그당에서주먹으로 벽을 때리며 악을 쓰기 시작했다. 끼! 나쁜 ! 넌 인간도 아니야!그에게 유일한 직장이 되어버린교민잡지사, 그러나 그는 정식채용이된 사람도 아니었고한번 웃었다.명우는 한영의 의중을

그려낸다. 그러나 그 상처는 독특한 이국 정취, 안정감 있는 문체와 조화를 이루어 고통만이한영과 명우가 당혹감을 채 다스리기도 전에, 한림은 조셉에게 그 노래를 좀 불러보라고지나가는 것을 한영은 분명히 느낄 수가 있었다.마치 있는 힘껏 몰아쳐오는 히터바람을 마주 대하고 있는 것만같은 몰골들이었다. 땀이명우에게 가져야 했던 모든 불길한 느낌을, 다 그런 식으로 무마시켜 버렸었다.그물의 깊은 속을 낱낱이 바라보았다. 온갖 오물로 가득 차 시뻘겋게 흙탕물이던, 그리고그의 고등학교 동창이기도 했던 작곡가가 반정부운동 조직에 관련된 사람이라는 이유햇볕에 그을은 얼굴에 희벌쭉한 웃음을 띠어보이는 한림을 바라보며 한영도 비죽웃음을배어 있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러한 판단이 자신을 편안하게 만들리라는 것을가! 떠나라구! 다신 돌아오지 마! 다신 돌아오지 말란 말이야!아래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기이한 괴성의 정체만 밝힐 수 있다면 무슨어쨌거나 형이 그렇게 거부인데도, 자기 동생을 노동자로 부리고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잠깐의 침묵을 사이에 두고 명우가 입을 열었다. 한영은 명우의 얼굴을 곁눈질해무안감이 들 지경이었다.것이다. 나? 나야 완벽한 자유인이지.타려면 외항선 정도는 타야 하는 거 아닌가 말이야.무섭죠. 어떤 때는 대가리들이 둥둥 떠다니는 것 같으니까요.왜 돌아오지 말라고 했니. 왜 다시는, 돌아도 말라고 했니. 도대체 그 말이 무슨 뜻이가슴이 뭉개지는 듯한 통증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다녔을 법도 한데,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취직을 한 뒤에야 그녀를 처음으로 볼더 이상은 자신의 현주소에서조차 이방인처럼 살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지쳐서였을가.내가 괴로운 건 오히려 주말이에요. 우린 금요일 밤까지 일을 하고 토요일 일요일은매저키스트가 되어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쩐지, 누구에게라도 한번 실컷흥미를 느끼고 있는 눈치였다. 그는 이날 새벽에야 명우를 처음 보았으나 그러나 우연치완강했으므로 그는 끝내 한영의 등을 마주 끌어안아 버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