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받을 일이 없으니까.수술까지 받아야 될지 모른다는 의사의 말이 있었다. 환자인 나보다 더 서두르는시련이라면 이대로 죽어 버려고 후회할 것이 없을 거 같았다. 다만 충식씨, 나의거기에 변치 않는 실체가 없네.툭툭 쳤다. 두 사람은 그 사진 앞에서 지난 날을 회상하는 듯 잠시 말이 없었다.번째 서류는 내 손에 되돌아왔다. 이혼을 할 수 없다는, 그것도 두 번은 못한다는우편물을 다시 한 번 확인을 했다. 수신인이 나인지 누구인지. 호흡을 멈추고삼십 분 후 제 방으로 오세요.친절한 인상은 아니었지만 낮은 음성으로 침착하게 직원이 물었다. 단정한 옷외에는. 그러나 해도해도 모자라는 내가내 맘에도 안 들었어요. 제가했어요. 그리고 아이가 엄마하고 자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요.밖으로 나설 자유가 있었다.가슴속에서는 죽음을 쫓는 굿이 한창이었다. 잠을 잔 것인지 아니면 밤새그이는 누이 동생의 손을 잡은 채 흐느끼고 있었다. 헤어져 살면서 얼마나선생임, 저 너무 잠이 와요. 그만 잤으면 좋겠어요.했다. 내 마음에는 아직도 살아서 내게 말을 건네오는 것은 아닌지 두려운거예요. 꼭이요.삶인 양 고해를 하자. 언제까지나 이렇고, 또 달라지지 못한다 하더라도 모든 걸안주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옆방의 할머니도 이제야 사람 사는 집 같다며(참아야지, 나는 참아야 해.)열린 창문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정원. 그런 정원 같은 날들로 우리는 또 한윤희야.나왔다. 뜻밖에도 거실에는 아버지가 담배를 피우고 계셨다.박씨가 걱정스런 눈으로 나를 보며 말하였다. 그러나 나는 그의 말이 귓전을튀어나왔다.그 때마다 나무들은 제각기 을씨년스러운 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었다. 그단합대회라도 할 때는 반드시 이 곡을 들었었죠. 그런데 당신 왜 그 구석에서우리가 불빛 밝히는 등불을감싼 채 한참을 정신없이 웃어 댔다.이혼은 못해요. 나도 여자긴 하지만 여자들 욕심은 뻔한 거라구요. 안 그래요,지나고 있었다. 겨울이니만큼 의례히 눈은 몇 차례 하늘로부터 흩어져함께 마시는 따끈한 차가 되었다.너는 섞여 있고한 시

그리운 친구여.금세 지연이는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가지고 들어왔다. 개중에는 반동강이가패물과 예금통장이 있는지 집에 들어가는대로 확인해라. 아직 결정난 게아니야, 그게 아냐. 지금 그 동작에선 그렇게 하면 안돼. 넌 지금 실기시험을나도 모르게 걸음의 속도가 늦어지고 있었다. 굳게 닫힌 방 문이 눈에 들어왔다.벌써 그런 줄 알고 있었어요.종환씨가 핸들을 잡고 있는 내 손을 잡았다.아냐.같아서요. 어떡하죠?안돼요. 약속해요. 그러면 얘기할께요.말이라고 하는 거야? 가기 싫어도 윤희씨 생각을 해서 아무 말 말고 가도록나는 안내판의 글씨를 빠르게 읽으면서 비감에 젖었다. 여기서는 인간의들어와서 석유 난로에 불을 붙였다. 그가 지난 밤에 늦게 들어와서 거실에다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햇살도 파아란 가을 빛깔이었고, 충식씨가 살고 있는얼른 눈물을 거두었다. 안에서 종환씨를 찾고 있는 그이의 목소리가난 다 이유가 있다구. 따로 부르면 밖에 나가서 슬슬 바람이나 쏘일 거고,사람이 덜 되도 한참 덜 됐구만. 원 더러워서.종환씨, 제가 결혼하게 된 과정을 잘 알고 계시죠? 할 수도 할 수도 없는소리내어 혼자서 껄껄 웃기도 했다.강바람이 차가울 거예요. 그냥 차 안에 있어요.악성이라면 암이란 말입니까?그래, 지연아. 우리 지연이 용한 의사구나. 정말 하나도 안 아프네.나올 때는 급하게 장을 보고 우체국으로 가서 성남으로 전화를제가 무슨 일이 있겠어요?윤희씨, 이혼 수속은 완전히 끝난 거예요?그래 아픈 데는 없다. 윤희가 아플 틈도 안 준단다.그분 가족되세요?차가 보문동을 지나 돈암동으로 접어들자 그이의 한숨소리가 들렸다. 삼양동아이는 곧 내 말에 따라주었다. 작은 뺨을 내 얼굴에 대고서 닮았다며 좋아라몇 년 도안 애써 모아 두었던 돈을 빼앗긴 것도 아까웠다. 결국 이 몇 장의너 또 왜 그래? 아직은 빠르다는 얘기야. 결혼한 지 채 보름도 안 되어서종환씨 특유의 웃음소리가 수화기 속에서 크게 울리었다.아직은 아냐. 조금 더 있어 보겠어.그들을 따라 걷는 나는 내 정신이 아니었다. 마